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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을 넘어서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157 추천수 0 2013.02.13

아래 사진을 보자. 원숭이다. 그런데 정면을 바라보는 원숭이의 표정이 생경하다. 이렇게 복잡한 심경을 나타내는 동물의 표정을 본 적이 있는가. 어떻게 보면 슬픔에 겨운 듯, 어떻게 보면 겁에 질린 듯, 또 어떻게 보면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듯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욕타임즈 등에 여러 차례 기고한 영국의 사진 작가 팀 플래치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자연을 향한 우리의 태도와 책임을 자세히 살펴보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오랜 세월 동안 인간과 동물 사이를 이어온 끈을 탐구한 결과가 최근 발표한 작품집 ‘인간을 넘어서’다. 여기에 실린 동물은 자연에서 보던 모습과 사뭇 다르다. 놀라운 표정을 보여주기도 하고, 기이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자세를 하고 있을 때도 있다. 때로는 인간보다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플래치는 “이렇게 부자연스럽게 인간다운 모습이라는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통해 오히려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아래 원숭이의 사진에서, 그리고 뒷장부터 이어질 사진에서 당신은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맹수의 속마음
사진 장비를 들고 있는 사람들, 밝은 조명은 동물을 불편하게 만든다. 플래치는 “동물의 기분은 절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기 전에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의 온도 같은 기본적인 환경은 물론 돌보는 사람이 곁에 상주하며 동물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한다. 평소라면 사람이 겁을 먹고 도망갔어야할 맹수도 다르지 않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둘러싸인 맹수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굳게 다문 입, 다소 경직된 표정. 사자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뭔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듯하다.

 

 

 

무늬가 서로 다른 호랑이 셋이 증명사진을 찍었다. 익숙지 않은 사람이 카메라 앞에 설 때처럼 어색한 표정이 역력하다.

 

흑표도 아주 편안하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털을 다듬으면서도 무슨 꿍꿍이냐는 듯이 카메라를 노려본다.

 

 

 

인간과 가깝지만 먼 동물
영장류는 동물 중에서 인간과 가장 가깝다. 이들이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영장류를 특별히 더 친근하게 느낄까. 영장류 역시 동물일 뿐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사진을 보고 생각을 바꿔 보자. 이들에게서 인간의 어떤 모습을 찾을 수 있는가.

 

맨드릴원숭이가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앞에 앉은 듯한 자세를 취했다. 익숙한 듯 자연스러워 보인다.

 

꼬리감기원숭이가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깜짝 놀라고 있다. 셈이라도 하고 있었던 걸까.

 

오랑우탄 세 마리의 표정은 무엇을 뜻할까. 슬픔에 빠진 동료를 위로하는 걸까

 

몸에 묻은 물을 터는 긴팔원숭이의 모습에서 뭔가를 갈망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 과장일까.

 

 

 

인간보다 인간적인
끊임없는 관찰이 동물의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플래치는 “동물의 사진을 찍으면서 그저 바라보지만 말고 관찰할 것을, 단순히 상상하지 말고 실제로 그 자리에서 똑바로 볼 것을 스스로 상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동물들은 원래 계획보다 훨씬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 준다.

 

 

나무에 매달린 박쥐를 찍은 뒤 사진을 뒤집었다. 박쥐 커플의 감정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털 없는 닭이 우스꽝스러운가. 발레를 하듯 한 발가락으로 서 있는 닭의 표정에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핏줄이 드러난 원숭이박쥐의 뒷모습. 삶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레오파드게코도마뱀 네 마리가 보초를 서듯 사방을 경계하고 있다. 한 치의 침입도 용납 안 하겠다는 듯 결연한 표정이다.

 

 

 

 

 

팀 플래치의 사진은 그의 홈페이지 www.timflach.com에서 더 볼 수 있다

글 고호관 기자 | 사진 Tim Fl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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